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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도서] 한용운 채근담 마음의 사색

by aests 2019. 11. 10.

  「한용운 채근담 마음의 사색」 한용운이 쓰고 성각 스님이 옮긴 책이다. 
  「채근담」은 옛 사람들이 들려주는 선비의 몸가짐과 마음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채근담'의 채근(採根)은 '나무뿌리'라는 뜻이며 담(譚)은 '이야기'를 뜻한다.
  전해 내려오는 「채근담」은 세 종류의 책이 있다. 하나는 명나라 때 홍자성이 지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나라 때 홍응명이 지은 것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이 두 권의 책을 두고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다시 지은 책이 바로 「한용운 채근담 정선 강의」이다. 이 책은 1915년 한용운이 저술하고 1917년 신문관에서 발행을 했다. 이 책은 읽기에 아주 편한 책이다. 이 책을 성각 스님이 번역한 것이 「한용운 채근담 마음의 사색」 이다.  「한용운 채근담 정선 강의」는 시인이며 학자가 쓴 채근담이어서 읽으면 읽을수록 참 맛이 진해 감동이 뼈 속에 전해지는 책이다.

  「한용운 채근담 마음의 사색」의 구성은 5부로 되어 있는데 이는 마음의 사색(수성편修省篇), 지혜의 연못(응수편應酬篇), 거울 속의 나(평의편評議篇), 시간의 여유(한적편閑適篇), 삶의 고통을 이기는 법(개론槪論)이다.

  책에 나오는 몇가지 글들을 소개해 본다.

마음의 사색(수성편修省篇)
자기를 지키기 위해 심신을 수양하고 성찰해야 한다.

남을 속이지 말라
한낮에 남을 속이게 되면
밤중에는 부끄러움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젊었을 때는 뜻을 잃으며 늙었을 때는 슬픔만 남는다.

참마음을 지녀라
공부하는 사람은 백절불굴의 진실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비로소 만 가지로 변한다 해도
끝이 없을 오묘한 작용이 있다.

마음을 맑게 하라
마음이 맑아 항상 명경지수와 같으면
천하에 혐오할 일은 저절로 사라지며,
자신의 의지와 기운이 화평하여 항상 좋은 날씨와 같으면
천하에 미워할 사람은 저절로 사라진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라
사람을 대할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랑과 예의를 갖추면
인심은 언제나 내게서 떠나지 않고,
일을 처리할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능력과 지혜를 발취하면
예기치 못한 화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지혜의 연못(응수편應酬篇)
응수란 모든 일체의 대상과 접촉하고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덕을 베풀어라
은혜를 베푸는 것은 덕을 베푸는 것만 못하고,
화난 마음으로 설욕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참는 고결한 뜻만 못하다.
명예를 좇는 것은 명성을 멀리하여
스스로 자적하는 것만 못하고
감정을 억누르는 일은 곧은 진심보다 못하다.

진솔한 마음을 가져라
사람의 인격이 한결같이 진솔하면
자신의 행적을 아무리 숨겨도 드러나게 되며,
마음에 있어 약간이라도 깨끗하지 못하면
일에 있어 공정해도 개인의 감정이 들어가게 된다.

사람은 유한(有限)한 존재다
사람의 육신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모든 세상의 인연이 부질없이 절로 사라지고,
깨달아 욕망을 품지 않는 경계에 이르면
탁한 마음은 달과 같이 밝아진다.

항상 남을 포용하라
살아서는 관대한 마음을 가져 남의 불만을 사지 말라.
죽어서는 베푼 은혜가 오래 남아 남들이 잊지 않도록 하라.

쓸모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더러운 굼벵이도 매미로 변해 가을바람에 이슬을 먹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반딧불로 변해 여름 달 아래 반짝이며,
이와 같이 만물의 순결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어둠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검소하게 살아라
사치스러운 사람은 부유하지만 스스로 만족이 없으니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하지만
여유 있게 사는 것만 같을 수 있으랴.
유능한 사람은 최선을 다하고도 다른 사람의 원망을 받으니
어찌 유능하지 못한 사람이 편히 놀면서
진실을 완전히 갖고 있는 것과 같을 수 있으랴.

마음과 몸을 밝게 하라
마음과 몸이 밝으면 어두운 방에서도 푸른 하늘이 떠 있고
생각이 어둡고 우매하면 대낮에도 무서운 귀신이 나온다.

거울 속의 나(평의편評議篇)
사람과 사람 간의 올바른 토론을 통해 나를 키우는 것이다.

따뜻한 마음을 지녀라
천지의 기운이 온화하면 생명이 자라고,
추워지면 죽는 것처럼
성품과 기운이 차가운 사람은 역시 받는 복도 적게 마련이다.
기운과 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복도 많이 받으며 그 혜택도 오래 가게 된다.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말라
성긴 대밭에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사라진 뒤에는 대나무밭에 소리가 머물지 않으며,
차가운 연못 위를 기러기가 날아가도
기러기가 날아간 뒤에는 기러기의 그림자가
연못에 머물지 않는다.
군자도 일이 있을 때 마음이 비로소 나타나며
일을 마친 뒤에는 마음도 따라서 사라진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을 만날 때는 침묵하라
침묵을 잘하는 사람을 만날 때는
내 마음 또한 열어 보이지 말아야 하며,
화를 잘 내고 자만심이 많은 사람을 만날 때는 침묵해야 한다.

엄격함과 너그러움을 함께 가져라
은혜를 줄 때는 처음에 짜게 하고
나중에는 넉넉하게 해야 한다.
먼저 은혜를 많이 주고 나중에 짜게 하면
사람들이 은혜를 곧 잊고 만다.
위엄이란 처음에 엄격하게 하고
나중에는 너그럽게 대하여야 한다.
먼저 너그럽게 대하고 나중에 엄격하게 대하면
사람들이 가혹하다고 원망하게 된다.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말라
많은 사람이 의심한다고 해서 자신의 굳은 견해를 굽히지 말고,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다고 남의 말을 버리지 말며
사적인 작은 은혜를 베풀어 전체에 해를 끼치지 말며,
공론을 앞세워 자신의 감정을 설욕하려고 하지 말라.

시간의 여유(한적편閑適篇)
여유로운 생각이 사람을 키운다

일을 잘 마무리하라
기쁨에 들떠 가볍게 허락하지 말고,
술에 취해 화를 내지 말고,
기분이 좋다 하여 일을 많이 벌이지 말고,
지겨움을 느껴하고 있는 일을 마무리를 소홀히 하지 말라.

모든 것이 생각에 달려 있다
세월의 길고 짧음이 하나의 생각에 달려 있고,
넓고 좁음이 촌심에 달려 있다.
고로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하루가 천년같이 느껴지며,
뜻이 큰 사람은 작은 집도 하늘과 땅 사이보다 크게 느껴진다.

참된 성품을 얻는 법
고요 속에서 고요하다는 것은 진정한 고요가 아니며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참된 성품을 얻을 수가 있다.
즐거움 속에서의 즐거움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며
괴로움 안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마음의 참됨을 볼 수 있다.

입은 마음의 문이다
입 안은 곧 마음의 문이어서
엄히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마음속의 참된 것이 다 빠져나간다.
의지는 곧 마음의 발이어서
엄히 의지를 지키지 않으면 사악한 길로 질주한다.

세상과 등지고 살지 말라
출세란 길을 잘 헤쳐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있으므로
반드시 사람과의 사이를 끊고 세상을 등질 필요는 없다
깨달음의 공을 이루는 것은 마음을 안으로 다지는 데 있으므로
반드시 욕망을 끊고 마음을 냉정하게 할 필요는 없다.

삶의 고통을 이기는 법(개론槪論)
산다는 것은 하나의 고통이다. 그것은 욕망 때문이다

훌륭한 사람의 도리
훌륭한 사람은 환난에 처해도 걱정하지 않으나
노는 자리에서는 두려워 염려하고,
권세와 부자를 만나면 두려워하지 않으나
홀로 의지 할 데 없는 사람을 만나면
놀라듯 마음이 드러난다.

마음의 본체를 만나라
바람과 물결이 잔잔하고 고요할 때
인생의 진정한 경지를 보며,
소박한 취미와 소리가 희미한 곳에서
마음의 본체를 자연히 알 수 있다.

마음을 비워라
마음에 욕심이 있는 사람은
차가운 연못에서도 물이 끓고
산과 수풀 속에서도 고요함을 보지 못하며,
마음이 비어 있는 사람은
폭염 속에서도 서늘함이 생기고
나라나 읍면에서도 시끄러움을 알지 못한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마음이 넓으면 만종의 여여(如如)함도
화병처럼 하찮게 여겨지고
마음이 좁으면 곧 한 가닥 머리털도
수레바퀴처럼 크게 느껴진다.

바쁘게 살지 말라
공과 큰 계획은 여유롭고 안정된 사람에게서 나오므로
반드시 바쁘게 살리 말라.
즐거운 징조와 큰 복은 너그럽고 넉넉한 집안에 모여드는데
어찌 남에게 각박하게 대할 것인가.

간소하게 식사를 하라
보리밥과 콩나물로 차린 간소한 끼니를 마치고
수저를 놓으면 입안이 향기롭다.

청렴하라
자신이 영화를 원하지 않으면
이익과 돈(祿)의 유혹을 어찌 근심하겠으며,
자신이 출세를 경쟁하지 않으면
관직이 위험한 것을 어찌 걱정하겠는가.

집착을 놓아라
공명과 부귀를 좇는 마음을 버려야만
범속한 세상을 벗어날 수 있고,
도덕과 인의를 좇는 마음을 놓아 버려야
성인의 경지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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